달 샤베트 (백희나)
《달 샤베트》
그림책 《달 샤베트》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너무너무 더워서 잠도 오지 않는 여름밤입니다. 늑대 아파트 주민들은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어 놓고 잠을 청합니다.
그런데 똑, 똑, 똑……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요? 이런, 하늘에 매달린 달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네요. 그 모습을 본 반장 할머니는 큰 고무 대야를 들고 달려 나가 달 물을 받습니다. 그러고는 달 물로 무얼 할까 고민하다 샤베트 틀에 담아 얼립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웃들은 계속해서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돌리고 있지요.
그러다 그만…… 정전이 되고 말았네요. 이웃들은 무슨 일인지 살펴보러 밖으로 나왔다가 밝고 노란 빛에 이끌려 반장 할머니 집으로 모여 듭니다. 할머니는 더위에 지친 이웃들에게 달 샤베트를 나누어 주지요. 달 샤베트를 먹고 나자 더위가 싹 달아나 버립니다. 이제 에어컨도 선풍기도 더는 필요 없습니다. 이웃들은 창문을 활짝 열고 샤베트처럼 달고 시원한 잠을 잡니다.
그런데 똑, 똑, 똑…… 이번에는 또 무슨 소리지요? 문 밖에 달이 사라져 버려 곤란한 누군가가 와 있군요. 사라진 달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장 할머니는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