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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앤서니 브라운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

SKU: 9788949110486
AU$15.00가격

앤서니 브라운 (Anthony Browne)

전 세계 어린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도 그림이 돋보이는 책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진인지 그림인지 모를 정도로 정교한 붓놀림이다. 마룻바닥의 나무결, 카페트의 무늬, 잔잔한 꽃무늬 벽지 등의 배경에서부터 곱게 빗어올린 아이의 머리결이나 주름 잡힌 오랑우탄의 얼굴, 침팬지의 턱수염까지. 마치 그림에 사진을 덧입힌 듯 하다.

아이의 심리를 표현하는 그림 방식 또한 독특하다. 첫 장에 그려져 있는 아빠와 한나의 저녁식사 장면. 푸르스름하고 창백한 색조가 먼저 우울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게다가 너무나도 정확하게 일직선을 이루고 있는 씽크대며 똑바로 접혀진 타올, 식탁 위에 놓여진 줄무늬 컵과 줄무늬 양념통은 조금만 더 있으면 질식할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신문을 보고 있는 무표정한 아빠의 표정이나 등 돌린 채 고개를 숙인 한나의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계속되는 뒷장의 그림도 그렇다. 한 구석에서 엉거주춤 아빠를 바라보며 서 있는 한나의 모습도 안타깝지만, 삐죽이 솟아나온 한나의 그림자는 한나의 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 준다. 컴컴한 방 구석에 앉아 혼자 샌드위치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는 한나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은이는 한나는 외롭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설명을 늘어놓는 대신 정교하게 의도한 듯한 그림의 구조와 배치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평상시에도 고릴라를 즐겨 그린다고 알려진 지은이가 군데군데 숨겨 놓은 고릴라를 보는 것은 이 그림책을 보는 또다른 재미이다. 콘프로스트 상자에 그려진 고릴라에서부터 모나리자 대신 액자 속에 들어 앉은 고릴라나 자유의 여신상 모습을 한 고릴라, 심지어 체 게바라와 같은 복장을 한 고릴라까지.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는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아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고자 하는 지은이의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가득한 그림책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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