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과연 누가 먼저 인사할 것인가?
오늘도 시작된 너와 나의 눈치 게임!
‘어! 옆집 아이네. 인사할까? 아냐, 아직은 좀 어색하지.’
‘어, 옆집 아저씨네. 인사할까? 아냐, 아직은 좀 쑥스러워.’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들려준다!
김성미 작가의 재기 발랄한 그림책 《인사》
인사 할까? 하지 말까? 아이도 어른도 다르지 않은 속마음
늑대 아저씨네 옆집에 여우 가족이 이사를 왔습니다.
늑대 아저씨와 여우는 서로 눈이 마주치지만, 첫인사를 나누지 못하고 못 본 척 돌아섭니다. 늑대 아저씨는 고장 난 시계 때문에 늦잠을 자서, 여우는 아침부터 엄마에게 혼이 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거든요. ‘다음에는 꼭 인사해야지!’ 다짐하지만 번번이 머뭇거리다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잠깐 멈춰 서서 인사할 걸 그랬나 후회하다가도 다음에 또 보겠지 하는 마음에 그냥 지나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우는 길을 가다가 저 멀리서 걸어오는 늑대 아저씨를 보았습니다. 오늘은 꼭 인사해야지 단단히 마음먹고 용기 내어 먼저 인사를 건넸지요. 그런데 여우가 공손히 고개를 숙인 순간, 누군가 여우 앞으로 휙 튀어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사자 씨가 오랜만에 늑대 아저씨를 보고 반가운 나머지 성큼 다가가 인사를 건넨 것이지요. 늑대 아저씨는 미처 여우를 보지 못했지만, 여우는 아저씨가 자기를 무시했다고 오해하고 맙니다.
늑대 아저씨는 이런 여우 맘도 모르고 며칠 뒤 동네에서 마주치자 반갑게 알은척을 합니다. 마침 빵집에서 나오던 터라 여우가 좋아할 만한 빵을 골라 들고 인사를 건넸지요. 하지만 단단히 삐친 여우는 눈길도 안 주고 쌩 지나쳐 버립니다. 늑대 아저씨는 그런 여우가 괘씸하기 짝이 없습니다. 둘 사이의 오해가 쌓이는 만큼 불편한 마음도 커져만 가지요. 지금이라도 확 인사해 버릴까 싶지만 내가 먼저 인사하면 지는 것 같아서, 이제 와서 인사하면 너무 이상하니까, 서로 눈치만 보는데……. 과연 이 숨 막히는 눈치 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